[번역] <Moira> 전 트랙 문어적 번역본

Sound Horizon 6th Story 《Moira》 전 트랙 가사 이즈버전 한글번역본입니다.
취향이라능 존중해달라능


- 한국어 온리로 원문 및 독음 없습니다. 공식 북클렛에 없는 성우 대사들 대부분 뺀 버전입니다. 근데 가끔 나레이션 들어갑니다. 기준? 제 맘 ㅇㅇ

- (제 취향에 따라) 문어체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작사하신 누구님 취향에 따라(..)) 매끄럽고 리듬감있게 읽히도록 운율과 자수에 치중한 번역입니다.

- 따라서 번역에 관련한 태클 받지 않습니다. ㅇ>-<

- 당연하지만 불펌 금지입니다.



미라여!



01. 명왕 ~Thanatos~


(시간을 나르는 날실――
생명을 지피는 씨실――
그것을 다스려 잣는 손…
그 이치를 운명이라 하심은…)

Moira

Thanatos――

그는 명부의 지배자이자 망자들의 왕
지상의 이들이 사신이라 일컬어 두려워하는 존재

그래… 이몸이야말로 죽음(Thanatos)이시다


그녀도 똑같이 사랑하노라
그이와 다름없이 사랑하노라
임금도 노예도 성자도 창부도
한결같이 아끼고자
그대도 똑같이 사랑하노라
우리와 다름없이 사랑하노라
노인도 청년도 시인도 용사도
한결같이 흩으리니

어머님(Moira)――당신께서 내처 생명을 나르신다면
Thanatos――

살고자 하여 살아가는 모든 것을
계속 해침으로써 빼앗아 가리라


<명부에 잘 왔도다!>


당신은 떠났지, 그저 떠나갔지
당신은 떠났지, 그저 떠나갔지
영문도 모르고 찾아와 운명에 휘둘려
당신은 떠났지, 그저 떠나갔지

불운한 공주를 맞이하러 가자
피칠한 신부를 맞이하러 가자
죽음을 품은 눈, 그는 나의 것
어미를 해치는 밤을 마중나가자
둘은 곧 하나이니

<말없이 죽음을 고하는 명왕의 눈동자>

Moira


그대들도 언젠가는 알리라
이 세계에 평등 따위 없음을 (죽음 외에는)
무자비한 여신이 다스리는
이 세계에 평등 따위 없음을 (죽음 외에는)

늦어도 일러도 피치 못할 결별
그래… 이몸이야말로 죽음(Thanatos)이시다

어머님(Moira)――당신께서 내처 생명을 나르시어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에게 계속 아픔을 주신다면
Thanatos――

살고자 하여 살아가는 모든 것을
계속 해침으로써 구원해 가리라



02. 인생은 마트료시카 ~Matryoshka~


[러시아인 부호: Alexey Romanovich Zvolinskiy]


붉게 남실이는 난로 집에도 있었는데
서글프지만 태울 만한 장작이 없었지
아우들은 늘상 발빠르게 움직였어
배는 꺼지지만 그냥 있으면 얼어 죽으니까

운명의 선물, 불행이 담긴 마트료시카
열어도 열어도 나오느니 슬픔뿐

희게 반짝이는 강물 바람을 헤쳐 가르고
달려라 마차여 집은 멀었나 날듯 달려라
누이들도 늘상 배를 주렸어
힘내라 막내야 은빛 주사면 분명 나아져

인생은 선물, 부조리 담긴 마트료시카
열어도 열어도 나오느니 고통뿐


앓는 소녀의 치료비로 궁한 가계는 끝장이 나고
아버지는 저 멀리 탄광서 무너진 바위에 깔리고
오르기 험한 비탈도 굴러 떨어지면 실로 한순간

죽은 소녀의 장례에 사랑한 두 사람 모습은 없고
어머니도 창부 차림으로 무리한 끝에 길 떠나고
아무리 험한 비탈도 굴러 떨어지면 실로 한순간


파도 파도 모래뿐 아무리 파도 맥이 없네
돈에 눈먼 녀석의 망상이라나 쓸데없는 노력이라 남들은 웃지
(그래도 당신은 포기하지 않아요)

파도 파도 먼지만 아무리 파도 끝이 없네
벼락부자 양반의 도락이라나 바보 같은 놈이라 학자들은 웃지
(그래도 저는 따라갈래요)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이나 (온 세상에) 떨치는 명성을
(당신은) 원하는 것이 아냐 (불길과도 같은) 꿈을 꾸고 싶을 뿐

운명이 바라는 것은 희극인가 비극인가
지금 다시 한 번 <신화>를 역사의 무대에 세우고 싶다오……


빈곤한 일가는 뿔뿔이 흩어져 나는 상가에서 잡일을 도맡았지
못생긴 얼굴이라 괴롭힘을 당했지만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일했어
나를 지탱한 것은 가족의 존재와 어머니의 유품이 된 한 권의 <서사시>

――운명은 잔혹하도다 그러나 그녀를 겁내지 말라
여신이 싸우지 않는 자에게 미소짓는 일이란 결코 없나니――


인생은 선물, 부조리 담긴 마트료시카
그래도 나는 파리라, 그곳에 구멍이 있는 한……



03. 신화 ~Mythos~


태초에 세상에는 오로지 혼돈이 있었나니
이윽고 만물의 어머니 눈을 뜨시어
어미는 혼돈에서 아이를 낳으니
그들이 즉 창세의 삼악신(三樂神)이어라

맏형 신과 누이 신이 통하여
아침의 남신과 밤의 여신
둘째 신과 누이 신이 통하여
태양의 남신과 달의 여신이 태어났다
아침의 남신과 밤의 여신에게서
대지의 여신의 권속
태양의 남신과 달의 여신에게서
해양의 여신의 권속이 태어났다

어미는 스스로 쌍둥이 하늘의 신을 낳고
최후에 <죽어야 할 자>――즉 인간을 만드셨노라

시간을 나르는 날실――
생명을 지피는 씨실――
그것을 다스려 잣는 손…
그 이치를 운명이라 하심은…
오, 여신이여, 당신은 어떠한 세계를 만드시려오?

제6의 지평선 <Moira>


창세시(Genesis) 연주를 시작하여
신화(Mythos) 꽃피우는 시대여
이야기하는 이 누구인가?――이야기하는 이 우리다
노래하는 이 누구인가?――노래하는 이 우리다
시 여신의 딸들(Harmonia)



04. 운명의 쌍둥이 ~Didymoi~


(그리하여 여신이 발 딛는 땅은
훗날 낙원이라 불리울 시정(詩情) 가득한 아르카디아의 산골

노을진 가을날의 동경(憧憬)――
그것은 아직 세상의 악의를 모르는 아이의 놀이…

――그리고 계절은 돌아
운명의 톱니바퀴는 다시금 조용히 돌기 시작하였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어슴푸레한 소년의 나날
하늘을 나는 새는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지

이윽고 돌이켜보는 어슴푸레한 소녀의 나날
물에 비친 달을 언젠가는 움켜쥘 수 있으리라 믿었지

태어났을 때부터 둘은 언제나 끊임없이 함께였어

인자한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런 나날이 언제까지고 이어져 가리라 믿었지

운명에 맞서는 자와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
아아…운명을 해치는 자와 운명에 바쳐지는 자

산과 들을 내달렸네 흐르는 구름 좇아
저녁놀 따라 퍼지는 내음에 둘은 집으로 서둘렀네…


(교활한 전갈의 그림자…)


돌기 시작한 톱니바퀴는 아무도 멈출 수 없나니…



05. 노예시장 ~Douloi~


삐걱삐걱, 봐, 짐마차가 흔들리면
오들오들, 할멈도 자지러지잖아
돌아가고 싶은데 말 못 해
돌아가고 싶어도 집이 없어

철썩철썩, 봐, 말채찍이 휘둘리면
후들후들, 영감도 수상해지잖아
돌아가고 싶은데 말 못 해
돌아가고 싶어도 집이 없어

돌고 도네 수레바퀴는 도네
운명은 그들을 어디로 데려가나
맞댄 등의 따스함만이 둘에게 지펴진 유일한 희망…


무거운 발걸음으로
(어디로 어디로 그들은 어디로 향하여 가나?)

마음은 닿지 않고
(어째서 어째서 그들은 어째서 가야만 하나?)

지친 몸 추스리며
(어디로 어디로 그들은 어디로 향하여 가나?)

운명이려니 하면서
(어째서 어째서 그들은 어째서 가야만 하나?)

평등이란 건 거짓말이야? 환상이야?
목숨에 값이 매겨지는 장소
그것은 노예시장, 노예시장, 노예시장…


놓치고 흩어진 맞잡았던 손과 손 아득히 저 멀리 따로 떼여놓여

돌고 도네 계절은 돌아가네
운명은 둘을 어디로 데려가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 역사의 끝에 내려앉는 것은 누구의 빛인가…



06. 뇌신역의 영웅 ~Leontius~


<천둥을 제압하는 이 세상을 다스릴 왕이 되리라>


[아르카디아 제1왕자 Leontius]


들판을 붉게 물들이며 황혼은 세상을 이끌고
칼날을 붉게 물들이며 우리는 생명을 이끄네
밤의 어둠으로 죽음의 어둠으로

산 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죽은 자에게 필요치 않은 것뿐
무엇을 원하는가 시체가 되어서까지
움켜쥔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한 채
밤의 어둠으로 죽음의 어둠으로


동방에서는 이민족의 침공 매서워
바람의 수도는 지금 난공불락의 성벽을 쌓고 있다지

동포끼리 맞서는 곁에서 시대는 분명하게 질주를 시작하였다


신탁을 의심하면 딛고 선 땅이 흔들린다네
해석이 자유로우니 왕들은 번민하는 거라네

푸른 강철보다도 굳건한 쇠를 두른 짐승이
바람의 방패조차 먹어치우고
흐르는 별을 등지고 운명에 이를 드러내노라


<태양이 어둠에 잠식되는 날 태어나는 이 파멸을 자아내리라>



07. 죽음과 탄식과 바람의 수도 ~Ilion~


[고급유녀: Kassandra와 Malissa와 그 견습생]


Amazon과 같은 완력은 없어도
재주 없는 한낱 창녀와는 다르다구

아아…화대와 진심을 바꾸어 아름다운 꿈을 팔지…

Sofia와 같은 교양은 없어도
학식 없는 한낱 창기와는 다르다구

아아…본디 서글픈 노예의 몸이라지만
지금은 흐드러지는 장미, <Hetaera>

꽃 피고 바람 향기로운 봄을 파는 것밖에는
몸 둘 데 없는 여인에겐 아무것도 없지마는
동정이라면 필요없어…바보 취급하지 말아
당신의 그건 사랑이 아냐!


벽돌을 나르는 이 메마른 소리에 치이고
의사를 외치는 이 바닥에 쓰러져 덧없이

유지를 받드는 이 대신할 노예는 많으니
목매어 죽어간 이 명부로 도피해 떠나고

사랑과 자애에만 안겨 자랐던 소년은
분노와 증오만을 안고 지금을 견디네

아예 죽으면 편하리라고 분명 지금보다 나으리라고
취한 흰소리 되풀이하며 떠난 희망에 매달렸어

그렇게 패배자처럼 운명에 길들여지지는 않겠어
설령 노예가 개라 한들 이를 드러낼 줄은 알거든

<늑대는 달리기 전에 만월을 향해 짖는다>


인간은 누구나 죽을 운명을 짊어진 채
안고 안기어 고독을 사랑으로 메우지
그러나 다수는 죽을 운명을 저주한 채
뺏고 빼앗아 허무로 가슴을 채우네

소녀의 볼을 흐르는 티 없는 눈물을
검붉은 혀끝이 찍어내려던 찰나…


마주잡은 손과 손 뛰쳐나가는 Ilion
쏟아지는 별가루 어두운 밤의 Ilion
탄식과 죽음의 벽 가득 늘어선 Ilion
돌아보는 등 뒤로 멀어져 가는 Ilion



08. 성스러운 시인의 섬 ~Lesbos~


[시를 읽는 성녀: Sofia]


아아…슬픔은 바다의 빛깔, 푸르고 푸르러
아아…고통은 파도의 소리, 드세고 여리어

소녀의 볼은 장밋빛으로 빛나 어여쁘거늘
어린 꽃봉오리 슬픔에 젖어 못내 닫힌 채

닫힌 눈동자는 한 쌍의 어둠, 어둡고 깜깜한
잠긴 제비꽃은 종말의 꿈, 달콤하고 씁쓸한

무엇 하나 없는 곳이지만 물과 빛, 사랑은 차고 넘친단다
어서 오렴, 이곳은 <Lesbos>
바다의 여신과 태양의 남신, 짓궂은 미의 여신의 성역


네가 보아 온 것 또한 아아…세상의 진실
부조리만이 찾아드는 오오…불쾌한 현실

그래도 세상은 그것만이 아니란다
자…아가씨(Misia), 잘 부탁해

괴롭고 아프고 혹독하고 싫다고 울부짖어 보아도
운명의 하얀 실을 인간은 자아내지 못할진대

두려움 없이 흔들림 없이 질투 없이 미움 없이 누구보다도 굳세게
아름답게 세상에 흐드러지는 꽃이 되려무나


(짜이는 날실…)


예전에 열렬히 사랑한 사람이 있었단다
하지만 먼 곳으로 떠나고 말았어…

사랑이라 함은 침실 시중을 위한 노예가 아니야
하물며 아이를 배기 위한 도구는 더더욱 아니지

아아…하늘을, 땅을, 바다를, 인간을,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슬픔마저도 양식으로 삼을 수 있는 꽃이 되려무나



09. 아득한 지평선 너머로 ~Horizontas~


[암송시인: Milos와 그 제자]


소년은 지금은 떠도는 처지
현인의 시조차 들리지 않네
수년을 우러르는 드높은 하늘
노인은 우습다는 푸르른 하늘

소녀의 행방 물어 몇천 리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길
그녀를 찾아 헤매는 산길
고원에 맞닿은 그의 고향


하늘의 뜻대로 피어나는 별무리
운명에 헤매이는 한 조각 다가서는 쌍둥이별

아아…고향이여, 돌아가지 못할 꿈, 행복했던 계절들이여
어린 날들의 잔상이 아직도 눈부시게 가슴을 찌르네

나란히 늘어선 들판의 두 묘표
삭아든 꽃장식 묻힌 것은 누구?


청년은 지금도 떠도는 처지
시인의 섬은 머나먼 하늘
성녀의 행방 물어 수천 리
은인과 헤어져 오랜 바닷길


(――벗이여, 자신이 믿는 길을 가거라. 언젠가 죽을 이들, 우리들은 노래하리라
Eleuseia…친애하는 벗이여…전쟁의 노래를…)



10. 죽은 자들의 이야기 ~Historia~


여행자여, 그대 등에는 칠흑의 어둠, 죽음이 감도네
남겨진 계절조차 모른 채 바람이여 어디로 부는가?

(한편 그 무렵――
동방방위동맹에 참가한 아르카디아 군은
여왕 알렉산드라가 이끄는 여걸 부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운명이여, 그대 손에는 흰 실타래, 소리에 너울거려
짜여진 까닭조차 모른 채 우리들은 어째서 가는가?

(한편 그 무렵――
여태 전화(戰火)는 세상을 맴돌아
희롱당하는 이들 각각의 계절이 스치어 간다)


오오…그리운 고향이여
아득한 잔영, 그 능선은 지금도 불타고 있네
가을이 돌아오면 남매는 또다시 서로를 추억하리라

석양에 숨은 어둠이 지금도 붉게 가슴을 에이네
아아…하늘이여, 인간은 무엇을 따르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


등 뒤로 들려오던 고동(Rythmos), 지금도 기억하는 선율(Melos)
꼭 닮은 별을 품은 너를 언제나 곁에 느끼고 있어

<안녕>이라 한 적 없잖아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어딘가에서 별을 보고 있을 너를 지금도 곁에 느끼고 있어


울보였던 오라버니(Adelfos)
(소년이 검을 든다면)
말괄량이였던 누이(Adelfe)
(소녀는 방패를 들까?)
돌고 도는 운명의 회전목마
이야기는 몇몇 지평을 거쳐간다……


손을 뻗어 붙잡았을 터인 보석은 손바닥에서 흘러내리는 것들뿐
서로 빼앗고 서로 증오하여 끊임없이 피를 흘리는 것인가
전쟁에 여념이 없는 세상이여

우리는 지금 무엇과 맞서고 무엇을 지켜야 하나
아아…하늘이여, 인간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가?

멸망으로 치닫는 빛이여, 모든 죽어야 할 이들이여
오오…동포여, 인간은 무엇을 보듬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언젠가 역사는 이야기하리라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11. 성여신의 무녀 ~Artemisia~


(어느 시대에나 별무리는 인간을 인도하고 또한 현혹하는 법
삶이 울적한 아가씨에게도, 사랑에 미친 여인에게도, 그 빛은 동등하게 내리비추네……)


밝혀진 별은 어둠 속에 수런거려 돌아드는 불꽃의 앞날을 가리키나니
밤하늘을 달리는 여신의 마차는 땅으로 향하는 한 줄기 바람

아아…펼쳐진 <황도12궁>
왕자는 별가루의 화살로 누구를 쏘는가?

하늘의 뜻대로 탄식함은 <사자자리>

흐르는 별은 어둠 속에 몸 누여 돌아나는 불꽃의 앞날을 가리키나니
밤하늘에 걸린 여신의 다리는 자색에 이르는 종말의 무지개

아아…감춰진 <황도12궁>
무녀는 별가루의 등불로 무엇을 보는가?

하늘의 뜻대로 흔들리는 <쌍둥이자리>
운명의 뜻대로 추락하는 <처녀자리>


우리를 시험하듯 하늘은 끊임없이 시련을 내리시어
그 신묘한 뜻을 인간은 의심치 않고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거늘
아아…서글픈 운명임을 알더라도……


(황혼녘의 방문자
초대받지 않은 이들
군복 입은 침입자
소란 이는 성여신전)

아아…춤추는 땅거미의 그림자――신탁에
무자비하게 밀어닥치는 다그침――선택을

그저…별이 빛난다



12. 죽은 소녀 그 손에는 수월 ~Parthenos~


(신에게 바치는 공물, 산 제물이라는 이름의 인습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해자는 누구인가?
운명은 희생자를 골라 짓이기리라……)

Moira


잔혹한 신이 다스리는 내가 태어난 세계
두려움 없이 흔들림 없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꽃이 될 수 있었을까……


결국은 향기로이 피어나는 소녀들
흐드러질 계절은 길지 못하였으되
타오르는 입술에 오직 새빨간 사랑의 시
아름답게 지는 것 또한 <인생>이리니


넘실거리는 유리빛 달(Feggari) 몹시 아름다운데
슬퍼 말아요, 스쳐간 불빛 또한 운명이 보낸 선물

죽어간 창백한 소녀(Parthenos) 몹시 아름다웠어
드디어 만났네, 찾고 있었어, 그리운 너의 모습을

아아…이 슬픔은 무엇에 비길까…
아아…흡사 마음을 둘로 찢긴 듯한 격렬한 아픔

있지, 기억하고 있어? 생떼를 쓰던 머나먼 날을
수면에 비친 달에 손을 뻗던 소녀를
드디어 손에 넣었구나
아아…안녕히…안녕히…나의 반신이여
아아…안녕히…안녕히…나의 반신이여

안녕히…이별이야…또다른 나여


(하늘을 가르는 별무리, 성여신의 분노
아끼는 용사들에게 주어진 것은 활과 화살
성역을 범한 도적에게는 신벌을……)



13. 노예들의 영웅 ~Eleuseus~


(――자유인가 죽음인가…
역사에 새겨지는 것은 그들이 살아간 전쟁의 증표)


그날의 소년은 하늘을 나아가는 새가 그 무엇보다도 자유로워 보였지
폭풍의 여신의 변덕으로 손쓸 도리도 없이 땅에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그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여어, 아들이여, 견디기 힘겨운 상실의 아픔에도 이제 익숙해졌나?>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내게는…
희망은 부서져 없단다, 이제 네게는…
삶이란 언젠가 잃고 마는 것…


(그날의 소년――운명에 줄곧 농락당해 온 이
흑의 검을 든 그의 복수극이 시작되나니――)


세월이 흘러도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향하여 가나?)

반복하는 우행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가야만 하나?)

피를 흘리고도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향하여 가나?)

막지 못할 불행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가야만 하나?)

평등이란 건 환상, 죽음 이외의 약속 따위 맺지 않겠어


인간은 모두 운명의 서글픈 노예더라 하거늘
그 노예가 노예를 사다니 웃지 못할 희극이다

포기 말아라 맞서는 거다 무력한 노예는 싫을 테지?
검을 빼어들 용기가 있다면 나와 함께 오너라


(――자유인가 죽음인가…)


(시대는 돌아
자안의 늑대라 불리운 사내 있어
각지의 노예들을 이끌어 이민족이 다스리는 철기의 나라로 진주하였다

신이 지닌 영원에 비하면 인간은 한순간
죽음의 어둠이 세상을 적시고 영웅들은 유성처럼 사라져 간다

꼭두각시로 화한 왕
지난날의 용사를 쏜 별가루의 화살
그 사수를 찌른 것은 전갈의 독침
그 전갈을 물리친 것은 천둥의 사자
죽어 가는 영웅들의 싸움은 아직 종말을 고함이 없이――

동방에서 다가오는 발소리
운명에 이끌려 이윽고 두 마리 짐승은 마주치리라……)



14. 죽은 영웅들의 싸움 ~Hiromachia~


죽지 않는 이가 떨치어 내는 붉디붉은 죽음의 물결
이제는 말없는 시체――그들에게도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자그마한 희망마저도 운명은 허락하지 않았지

옛 모습 사라진 그들에게 입맞추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 아닌 굶주린 독수리들뿐…


<운명은 잔혹하도다 그러나 그녀를 겁내지 말라
여신이 싸우지 않는 자에게 미소짓는 일이란 결코 없나니>

<인간은 모두 언제까지나 무력한 노예는 아니다
싸워라, 변덕스러운 운명과 미래를 되찾기 위함이니>


(마침내 마주치는 두 마리의 짐승…)


서로 빼앗는 시대의 패권 영원의 곡조여
휘몰아치는 추세 생명은 유성 한순간의 반짝임

죽어 간 자들이 앞질러 달려간 신화의 시대여
서로 치는 영웅들 죽어서는 길동무 사라져 가는 운명


Thanatos――



15. 신화의 종언 ~Telos~


――그리하여
한 사내의 손에 의해 명부의 문이 열리니
그것이야말로 기나긴 신화의 종언을 고하는
그의 무정한 싸움 <Nekromakia>의 서막이어라

노파로서…어쩌면 소녀로서…
시인이 읊조리듯 신화는 이야기하노라
만물의 어머니이자 창조주
운명의 여신

Moira

아직 그 모습을 본 자 없나니……



00. 신의 빛 ~Moira~ (Secret Track)


그대로…물음에 혹하여 답을 틀리고 누의 바다에 추락하니…
오로지…사랑을 구하여 삶을 빼앗아 재가 허공에 날리도다…

아아…불을 속이고 바람 더럽혀…
아아…땅을 짓밟고 물을 썩히니…

마침내 그대들은 신을 죽이고 두려움을 잊으리라…


<그래도 나아가거라, 아이들이여>





by IZLEI | 2008/11/12 15:36 | MO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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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 at 2008/11/13 11:16
....마치 시 여러편을 보는듯한 느낌이..이게바로 문학적언어 라는거군요?!<?
Commented by IZLEI at 2008/11/15 07:21
야매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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